재벌집 막내아들 삼성·현대 모티브 공통점 살펴보기

재벌집 막내아들 삼성

폭발적 인기 재벌집 막내 아들

2018년 제작 발표 이후 4년이 넘어선 2022년에야 방영을 시작한 <<재벌집 막내아들>>이 단 3회 방영만에 시청률 10%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 제작회사 래몽래인의 주가까지 들썩할 정도였는데요. 극중에 '영화 <<타이타닉>>은 부자들이 망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흥행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또한 흙수저 출신으로 대기업 일가에 충성을 다했던 인물이 환생하여 재벌가에 복수하는 내용인만큼 처음부터 흥행이 보장된 작품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냥 픽션 같지만은 않은 내용

재벌집막내아들 진양철 회장 / 막내손자 진도준

드라마를 시청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극중에 나오는 인물과 기업들이 현실속의 실제 인물, 기업과 매칭되는 것을 경험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극중 등장하는 '순양 그룹'은 현실의 삼성 그룹과 너무나 닮아 보이죠. 이 때문에 제작에 4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JTBC라서 이 드라마를 방영할 수 있었던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결국 원작을 포함하여 이 작품은 픽션일테지만 현실에서 상당부분 모티브를 얻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순양과 삼성의 닮은 점

1. 초밥 밥알 일화

(왼쪽) 극중 순양그룹 회장 진양철 / (오른쪽) 삼성 설립자 이병철 회장

깐깐해보이는 인상, 안경, 머리스타일까지 겉모습만 보더라도 상당히 닮아보이는 두 인물입니다. 극중에 순양 그룹 회장 진양철이 자신의 회갑연을 위해 특별히 데려온 일식 셰프가 만든 초밥을 먹으며 밥알 개수를 물어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진양철 회장의 철두철미한 프로의식과 집요함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책 <이병철처럼>에는 이 장면과 거의 똑같은 일화가 나옵니다.

이병철 회장은 신라호텔이 모든 호텔 중에서 최고이기를 원했다. 특히 신라호텔의 조리부장은 틈만 나면 연수를 떠나야 했다. 그는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모든 음식을 책임지는 조리부장에 올랐을 정도로 실력자였다.
...
그는 마음속으로 벼르고는 했다.
‘회장님, 저는 이미 최고입니다. 언젠가 제 진가를 한번 보여드리죠!’
그러던 중 마침 이병철 회장이 삼성그룹 중역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에 들렀다. 조리부장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초밥을 만들었다.
...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놓인 초밥을 천천히 음미하던 그가 조리부장에게 물었다.
“연수는 잘 다녀왔습니까?”
“예, 회장님.”
“초밥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까?”
조리부장은 이때다 생각하고 그동안 익힌 지식을 술술 풀어놓았다.
“그럼요. 밥 무게와 생선 무게를 15그램으로 같게 하고, 온도는….”
...
이병철 회장은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초밥 한 점에 밥알은 몇 알입니까?”
“네… 네?”
이병철 회장이 답을 듣기 위해 그를 쳐다보았다. 조리부장은 숨이 가빠지고 땀까지 배어나왔다. 이병철 회장은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눈빛, 손짓 하나로도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직원들 사이에서 “회장님의 작은 몸짓은 백 마디 말보다 더 무섭다”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조리부장을 바라보는 눈빛은 ‘그래, 그만큼 다녀왔으면 이 정도는 알아야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조리부장이 백기를 흔드는데도 이병철은 여전히 그를 쳐다보았다.
“지금 세보겠습니다.”
...
“320알입니다.”
막상 세고 나니,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까짓 밥알 수가 뭐 그리 대단한가? 그걸 아는 요리사가 어디 있겠어?’
그런데 조리부장의 마음속 외침을 듣기라도 한 듯 이병철 회장이 말을 이었다.
“낮에는 밥으로 먹기 때문에 초밥 한 점에 320알이 있지요. 하지만 저녁에는 술안주로 먹기 좋게 280알 정도가 있어야 정석입니다.”
최고라고 자부하던 조리부장은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요리에 장인 정신을 가지고, 어떤 일을 맡든 간에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지십시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자신의 이름을 거는 일, 그것이 일류가 되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조리부장은 이후 절대 자만하지 않고 늘 배운다는 자세, 그리하여 최고가 되겠다는 자세를 잊지 않았다.

2. 승계작업

순양그룹 2대 회장 진영기

진양철 회장 자리를 이어받은 순양그룹 2대 회장 진영기는 승계 작업이 제대로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큰 수술을 받게 됩니다. 수술 후 의사가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모든 기능이 정상수치로 돌아오며 잘 회복하고 있다고 경과 보고를 하는데요. 형을 문병가야겠다는 둘째 진동기의 말에 의사는 절대 안정을 위해 면회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합니다. 하지만 드라마 1화 후반, 진영기의 아들이자 순양그룹 부회장 진성준은 의식이 없는 아버지의 병실에 찾아가 이렇게 말합니다.

승계작업이 다 끝날 때 까지 이렇게 숨은 쉬고 계시라고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세로 이송되어 이후 6년 5개월 동안 투병을 하다가 2020년 10월 79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는데요. 이 긴 기간동안 이건희 회장이 이미 사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항간에는 승계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아 시기를 끌다가 승계 작업이 어느정도 완료 된 이후에야 사망을 공식화 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2017년, 당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피고인 심문 와중에 “회장님이 살아계실 때부터”라고 잘못 말했다가 다급하게 “회장님이 건재하실 때부터”라고 말을 정정하는 해프닝도 의혹을 키웠습니다.

3. 우리 핸드폰이 아니네요?

순양 핸드폰이 아니네요?

철저한 순양맨인 윤현우(송중기) 팀장은 오늘 미래자산관리팀에 첫 발령을 받은 대리에게 자신의 번호를 알려주려다가 후배의 핸드폰이 순양폰이 아닌 것을 보고는 '순양 핸드폰이 아니네요?'라고 말하며 번호를 주지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 또한 삼성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2015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막내딸의 발레 공연 관람을 위해 예술의 전당을 찾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극장 밖으로 나오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한 기자가 인터뷰를 시도했는데, 이 부회장은 기자 손에 든 LG핸드폰을 보고는 "내가 갤럭시라면 얘기를 할 텐데 이거..."라고 말하며 인터뷰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질문에도 "갤럭시 사면 그때 합시다"라며 선을 긋던 이 부회장은 이 기자에게 즉석에서 갤럭시 폰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4. 압수수색

<<재벌집 막내아들>>에는 '순양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검사가 등장합니다.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패기롭게 모든 컴퓨터와 문서들을 압수했지만 압수한 모든 컴퓨터는 새 것, 문서는 수사와는 관련 없는 기업 철학과 관련한 자료들 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망연자실해집니다.

삼성도 과거 여러번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재계에는 2018년 9월 진행된 삼성 압수수색 과정에서 상성이 검찰수사 본격화 직전 방대한양의 종이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파기했다는 내용의 말이 무성했다고 합니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내부 정보를 대량으로 파기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삼성이 수사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삼성은 이에 대에 보안관리 차원에서 통상적으로 해오던 일일 뿐이라고 대응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5. 미래자산관리팀 vs 미래전략실

윤현우 팀장이 소속된 미래자산관리팀은 삼성의 미래전략실과 결이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의 미래전략실은 삼성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던 기관으로, 2017년 해체되기 전까지 그룹사의 전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이었습니다.

6. 이 외 (한도제철)

진도준이 외국계 투자회사를 통해 인수한 한도제철의 경우 한보철강, 현 현대제철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삼성 비서실장, 구조조정본부장, 전략기획실장을 지내며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의 2인자 핵심 인물로 거론됐던 이학수를 모티브로 한 듯한 이항재라는 캐릭터, 전형적인 삼성맨의 이미지를 빼다 박은 윤현우의 스타일 등 삼성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디테일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마무리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의 현대사와 대기업을 둘러싼 에피소드들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재벌집 막내아들>>이 주는 재미요소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가 나오기까지 우리가 알 수 없는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아서 이 비하인드 스토리도 궁금해집니다. 주 3회 편성으로 더욱더 몰입감 있게 진행되는 이 드라마로 연말에도 재미있는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혹시.. 아시나요?
소말리아가 끔찍한 기근으로 고통받고 있대요. 5세 미만 아동의 60%가 급성영양실조라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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